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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여행

#8 [시베리아횡단열차,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다_셋째날

by iDhoons 2019. 9. 30.

19/06/12

러시아인의 정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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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치지 않는 열차에서 아침이 밝아 왔고 또 어느 조그마한 역에 정차를 하였다.

좌석 맞은 편에는 할머니와 손주가 자리에 들어왔고 우리는 가벼운 눈인사를 나누었다.

할머니의 인상은 매우 평안해보였고 손주는 말 잘듣는 모범생 스타일의 아이로 보였다.

할머니는 수 많은 캔디를 꺼내어서 우리랑 같이 나눠 먹어도 된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아마도 그때부터 우리 칸의 대화의 장이 열렸던 것 같다. 

 

영어로의 의사소통은 전혀되지 않았고 우리는 구글 번역기에 의존해서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러시아어 기본인사, 모스크바 여행지, 손주의 미래 등등 이야기 소재는 생각보다 많이있었다. 그들은 또한 북한 얘기에 관심이 많았고 나는 어느덧 김정은의 사촌이 되어있었다. 때로는 말도안되는 번역기의 오번역으로도 우리는 웃을만큼 모든 상황이 재미있었다.

이야기가 무르익고 잠시 쉬는 타임에 여자친구는 여행가기 전에 준비해둔 한국 기념품 손톱깍이를 

그들에게 나눠주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우리 칸 사람들과 차장에게 그것들을 나눠주었다.

또 다시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고 옆 칸에서도 신기한듯 우리를 쳐다보기도 했다.

선물을 받았던 차장도 그 후로는 정말 친절하게 우리를 대해줘서 뭔가 마음이 편해지는걸 느꼈다.

다음역에서는 할머니와 손주가 무언가를 사러 나갔다오더니 우리에게 기념품하나를 건네주었다. 

우리가 줬던 기념품에 너무 고마움을 느끼는듯 했고 우리 역시 뿌듯한 마음으로 고맙게 선물을 받았다.

옆에 계시던 우리 칸의 할머니 역시 본인이 먹는 오이나 과일등을 나눠주었고 

사실 그때부터 차가워보였던 러시아인들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걷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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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꽤 이야기를 나눴고 심지어 1박 이상을 같이 한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그들이 떠나고 시계를 보니 하루가 채 안되는 시간이였다. 그만큼 시간에 대해 무뎌져있었고 우리는 점점 더 서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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